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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의 다른 한옥 개조 매장처럼, 좁은 입구를 따라 들어가야 카페가 나오기 때문에 자칫 지나치기 쉽다. 나도 근방에 자주 가면서도, 이런 카페가 생겼는지 모르고 있었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도 멀지 않고, 학교에서도 가까워 위치도 좋다. 로데오거리를 벗어난 위치라 시끄럽지 않아 좋다.

 옆 골목의 다른 캐주얼한 카페에 찾아갔다가, 만석이어서 차선으로 찾아간 숑디 인 오하라. 하지만 훨씬 더 내 마음에 들었다.

 

 ㅁ자형 한옥 가운데 교토의 오하라(大原)를 모티브로 했다는 실내정원이 있다. 크고 작은 나무와 식물들이 화단 안, 화단 위 유리천장 그리고 카페 곳곳에 가득하다. 귀여운 양치식물도 있어,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숲속에 온 것 같다.

 

 이 카페 덕분에 궁금해져 [교토 오하라]라고 사진을 검색해보니, 수수한 듯 고즈넉한 일본식 정원 사진들이 주르륵 나온다. 이끼 낀 바닥, 단풍나무, 돌길과 작은 돌부처들. 조용하고 평화로워, 바쁜 마음 없이 천천히 거닐 수 있을 듯한 곳. 물론 실제로 방문하면 다른 방문객들에 조금 더 현실적인 느낌이겠지만.

 

 친절하게도 입구에서부터 '비가 오면 시끄러울 수 있다'는 양해 메모를 작게 붙여두었다. 정원 천장이 유리이고, 화단 주위 마루 같은 자리에 걸터앉을 수 있도록 방석이 놓여있고, 테이블이 놓인 방들 또한 정원을 향해 트여있기 때문에 비가 험하게 온다면 빗소리로 가득할 것 같았다.

 모처럼 만났거나 꼭 할 이야기가 많은 게 아니라면, 오히려 비 오는 날 일부러 찾아가 조금은 어두워 또 다른 분위기일 정원을 보며 빗소리를 듣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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